| 혜성처사휘태익묘표(慧城處士諱泰翼墓表)
공(公)의 휘(諱)는 태익(泰翼), 다른 휘(諱)는 용태(鎔泰) 호(號)는 혜성(慧城)이시다. 옥천조씨(玉川趙氏)는 고려문하시중(高麗門下侍中) 옥천부원군(玉川府院君) 휘 원길(元吉)을 중시조(中始祖)로 하는 호남(湖南)의 명문거족(名門巨族)인데 고려에 절의를 지킨 부정(副正) 휘 유(瑜)와 직장(直長) 휘 온(穩) 삼례도찰방(參禮道察訪)을 지낸 휘 지륜(智崙)이 현조(顯祖)이시다. 몇 대를 내려와 매창공(梅窓公) 휘 대성(大成)은 학문과 도의(道義)로 널리 알려져 무곡원(武曲院)에 배향되셨으며 진사(進士) 연담공(蓮潭公) 휘 이(怡)는 곡성파(谷城派)의 문조(門祖)로 학행(學行)이 뛰어나셨다. 고조는 휘 형구(馨九), 증조는 휘 영인(泳仁)이신데 이 어른들은 집안의 전통을 잘 이어받아 후손에게 전하셨으며 조는 휘 동하(東夏)이신데 호가 가천(可川)으로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 선생과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 선생의 문하에서 수학하신 석학(碩學)으로 남쪽지방의 사림(士林)들에게 추앙(推仰)을 받으셨는데 공(公)에게 특별히 남다른 기대를 하셨다. 아버지는 소천선생(小川先生)의 휘는 정훈(正勲)으로 가학(家學)을 승습(承襲)하여 평생 동안 후진(後進) 양성에 몸바치셨다. 공은 기미년(一九一九)六월一일 남원시 수지면 가정리의 유학자(儒學者) 집안에서 출생하셨다. 어머니 밀양박씨(密陽朴氏)는 학진(學鎭)의 따님으로 부덕(婦德)을 두루 갖추셨으나 공과 매씨(妹氏)를 낳은 후 일찍 돌아가셨다.
공은 어려서부터 효성(孝誠)과 우애(友愛)가 남다르시어 집안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고, 약관(弱冠)의 나이에는 청운(靑雲)의 꿈을 품고 도일(渡日)하여 선진기술(先進技術)을 전수(傳授)받아 귀국후 기술입국(技術立國)에 많은 공헌(功獻)을 하셨다. 다년간의 공직생활(公職生活)에 청렴(淸廉)과 근면(勤勉)을 신조로 하여 여러 차례 표창(表彰)을 받으셨다. 특히 정의감(正義感)이 투철하여 불의(不義)를 보면 참지 못하셨으며 어려운 종족(宗族)과 이웃을 보면 자기의 일처럼 안타깝게 생각하여 두루 돕기에 힘쓰셨으며 만년에는 젊어서 하지 못한 한학(漢學)과 서예(書藝) 공부에 힘쓰는 한편 종중(宗中)의 위선사업(爲先事業)에 헌신하시다가 병자년(一九九六) 음력 七월二十六일에 고종(考終)하시니 수(壽)는 七八이시다. 배(配) 경주김씨(慶州金氏) 기순(淇順)은 창기(昌基)의 따님으로 신유년(一九二一) 八월三일에 출생하시었는데 현덕(賢德)을 두루 갖추어 구고(舅姑)는 물론 집안 어른들을 정성을 다하여 받들었는데 아직 강건(康健)하시다. 아들은 계선(啓璇) 계봉(啓蓬) 계유(啓有)이며 딸은 영희(英姫) 영선(英善) 영현(英賢)이며 며느리는 죽산(竹山) 박환순(朴煥順) 순흥(順興) 안선옥(安善玉) 함양(咸陽) 오인숙(呉仁淑)이며 사위는 죽산(竹山) 박환기(朴煥基) 삭녕(朔寧) 최인재(崔仁宰) 경주(慶州) 이기현(李基鉉)이며 손자 운용(雲墉)은 큰아들 소생이요 성민(晟珉) 성성(晟允) 성봉(晟俸)은 둘째아들 소생이다. 나머지는 다 기록하지 못한다.
내가 소천소생(小川先生)에게 수학(受學)한 은혜를 입은 데다가 공의 장윤(長胤)과는 남다른 우의(友誼)가 있는 터라 비문(碑文)을 청하므로 사양하지 못하고 이상과 같이 대략 기록한다.
一九九八(戊寅)年 단오절(端午節)
풍천후인(豊川后人) 임귀선(任貴善) 삼가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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